대구시에서는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2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을 '대구 시민 주간'으로 선포하였다. 일제의 경제 침탈에 저항한 1907년의 국채보상운동과 독재와 부정에 저항한 1960년의 2·28민주운동은 대구에서 시작하여 전국으로 확산시킨 자랑스러운 운동이다. 대구가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그런데 자주독립과 민주화를 위해 희생을 무릅썼던 대구가 요즘은 타 지역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못 받고 있다. 박정희 후광을 누리는 정당에 몰표를 던진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박 대통령의 개헌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선 최소한의 전제 조건들이 있다. 가장 시급한 건 최순실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들을 실제 연설하기 전 미리 전달받은 정황이 나타났다. 청와대와 무관하다는 최씨가 이 파일들을 왜 사무실 PC에 갖고 있었던 것인가. 대통령과 최씨는 대체 무슨 관계이고, "나라를 위해서 한 일"이란 최씨 말은 또 무슨 뜻인지 시민들은 알고 싶어 한다. 결국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고, 특검으로 가야 한다. 대통령이 할 일은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다.
62년이나 계속된 낡은 제도이고, 무엇보다도 독재자가 권력 연장을 위하여 만들어 낸 구리기 이를 데 없는 출현 배경을 가진 이 국회의원 공천 제도에 의해 이번 총선도 결국 치러야 하는 모양이다. 지난 62년 간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비약적인 경제 발전이나 국제적 위상의 상승에 걸맞지 않는 낡은 제도라는 것은 둘째 치고라도, 무엇보다도 1987년 6월 항쟁 이후 되찾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과연 적합한 제도인가 하는 의심마저 드는 이러한 국회의원 공천 제도는 적어도 다음 21대 국회의원 선거 전에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1956년의 선거전은 대통령 이승만과 남은 실질적인 유일한 야당 후보인 진보당의 죽산 조봉암 선생님 간의 대결로 좁혀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때까지 "못살겠다, 갈아 보자"며 이승만 독재의 종식을 소리 높혀 외쳤던 제1야당 민주당은 이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취했는가? 어처구니없게도 민주당은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되어 이름이 올라가 있지만 불귀의 객이 되신 자신들의 대선 후보인 고(故) 해공 신익희 선생님에게 '투표'하라고 한다.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 싸워 온 투사들이 군정종식이라는 대의 앞에서도 이루지 못했고, 그리고 독재자 이승만의 3선 개헌을 저지해야 한다는 대의 앞에서도 남은 야당 후보한테 표를 던지지 말고, 그냥 무효표를 만들어 이승만 3선 개헌 계속 가자는 셈인 말을 했던 반독재 투사들도 못했던, 대선 후보 자진 사퇴와 단일화, 그리고 상대 후보의 선거운동 돕기라는 3단 콤보(뭐래니?)를 시전했던 안철수 의원에게 그걸로는 부족하다, "단일화 과정이 석연치 않았"고 "뭔가 흔쾌하지 않았던 모습"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시쳇말로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을 반사시켜 주고 싶은 울컥하게 만드는 막걸리가 아닐 수 없다;;
이병기는 자신이 몸 담았던 신군부의 전두환, 노태우 군부정권이나 김영삼의 이른바 문민정부가 끝나고, 자신이 모셨던 이회창이 두 번이나 대선에서 석패하였고 그 와중에 위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들에 관여하였다는 의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보수 측이 정권을 잡은 이명박 정부 때는 주일대사로 복귀하였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정원장을 거쳐서 청와대 비서실장까지 지내게 되니 이 역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다가 3선 개헌의 무리한 추진이 문제가 되어 후퇴하였다가 주일대사를 거쳐 다시 중앙정보부장으로 복귀했던 이후락의 관운을 연상시킨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말 청와대 홍보특보에 김경재 전 의원을 임명하였다. 원래 재선까지 한 야당 인사이다가 지난번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원하면서 새누리당에 입당하였던 김경재 전 의원은 호남 출신이기도 하여 어찌 보면 여론이 영남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 측에 요구하여 왔던 탕평인사에 부합하는 인사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김경재 전 의원이 유명해져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에 어쩌면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경력이 이른바 [김형욱 회고록]의 집필자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그 집필자가 박정희의 딸을 대통령으로 홍보특보로 모시며 청와대에 들어가게 되었다니 좀 비감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